젊은 사람도 안전하지 않다? 2030 혈당스파이크와 만성 피로·살찌는 이유

"이건 당류가 몇 그램 들어있지?"

"밥 먹을 때 채소부터 먹는 게 좋다며?"

요즘 2030세대에게서 심심찮게 들리는 말입니다.

예전에는 혈당이라고 하면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나 중장년층이 먼저 떠올랐는데요. 요즘은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제가 20대였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 혈당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때의 식단관리는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다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 목적이 강했습니다.

영양성분표나 당류 함량을 꼼꼼하게 따지기보다는 무작정 굶거나 덜 먹으면서 살을 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요즘 2030세대를 보면 음료 하나를 골라도 당류를 먼저 체크하고, 편의점에서도 자연스럽게 '제로'나 '저당' 상품을 찾습니다. 식사를 할 때는 채소부터 먹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볼 때마다 참 똑똑하고 현명하게 건강을 챙긴다는 생각이 듭니다.

SNS에서도 혈당스파이크, 저속노화, 혈당 다이어트 같은 키워드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고요. 

그런데 왜 2030 젊은 세대가 이렇게까지 혈당에 진심이 되었을까요?


왜 2030이 혈당에 진심이 되었을까?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30 젊은 당뇨병 및 당뇨 전단계 환자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젊은 층에서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도 2030이 혈당에 관심을 갖게 되는 하나의 이유이겠지만, 사실 이 통계 때문에 겁이 나서 혈당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을겁니다.

더 직접적인 계기는 다이어트라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보다가 저속노화나 저당 같은 최신 건강 트렌드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혈당까지 관심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겁니다.

또 하나는 만성피로입니다.

"요즘 너무 피곤해. 번아웃인가 봐."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데요. 열심히 일해서 생긴 번아웃인 줄로만 알았던 그 만성 피로가, 알고 보니 혈당스파이크인 경우가 꽤 많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2030 혈당스파이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배달 음식인 피자

번아웃인줄 알았는데 혈당스파이크?

두 증상은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몸에서 나타나는 패턴이 다릅니다. 

구분

번아웃·만성 스트레스성 피로

혈당스파이크성 피로

발생 시점

특정 시간에 관계없이 피로가 지속됨

식후 30분~1시간 사이 유독 졸음과 피로가 집중적으로 발생함

회복 양상

주말에 쉬어도 피로가 잘 회복되지 않음

식사량이나 음식 종류, 활동량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음

동반 증상

의욕 저하, 무기력, 집중력 저하

손 떨림, 식은땀, 허기 등이 동반될 구 있음

개선 방법

휴식, 수면, 업무량 조절 등

식단 구성, 먹는 순서 바꾸기, 운동

위의 표 만으로 두 가지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식후에만 유독 피곤한건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느끼는 피로감이 번아웃인지 혈당스파이크인지 헷갈린다면, 이전 글에서 다룬 혈당스파이크 체크리스트로 먼저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식후 졸음이 심하다면? 직접 체크해본 혈당스파이크 체크리스트 10가지


왜 요즘 2030세대에서 혈당스파이크가 늘어날까?

특별히 2030세대에서 혈당스파이크가 잘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2030세대가 불규칙한 식사, 수면 부족, 운동 부족,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처럼 혈당 관리에 불리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 반복되기 쉬운 환경에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불규칙한 식습관

주변을 보면 2030세대 중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아침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다고요.

그러다 보니 점심에 많이 먹고, 늦은 저녁에는 집에서 OTT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야식을 먹는 식습관이 혈당에 안좋은 영향을 줍니다.

공복에 마시는 커피

아침 출근길 커피 한잔 들고 출근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이들 중 많은 수가 공복 상태에서 모닝커피를 마십니다.

공복에 마시는 커피는 카페인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오르게 합니다.

정제 탄수화물과 배달 음식 위주 식단

젊은 세대들의 피자, 파스타, 각종 디저트 등 정제 탄수화물을 즐겨 먹는 식습관과 1인 가구가 늘며 자주 찾는 배달 음식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고 자극적이며 혈당을 빠르게 올립니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로 인한 근육 감소

직장 또는 학교에서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 또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도당을 사용하는 중요한 조직인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혈당이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만성 수면 부족

요즘 2030은 늦은 밤에 OTT로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보거나 스마트폰으로 검색 및 게임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수면시간도 부족해 수면의 질도 떨어지게 됩니다.

수면 부족시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져서 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이 더 높게 올라갑니다.

제가 앞서 식후 졸음을 경험하면서 바꿔봤던 식습관도 이런 생활습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식후 졸음의 원인? 혈당 스파이크 때문일까? 직접 바꿔본 3가지 습관


혈당스파이크가 만성 피로로 이어지는 과정

식후 재빠르게 오른 혈당은 또 재빠르게 떨어지게 되는데요. 아래의 과정을 이해하면 왜 식후 오후에 유독 나른하고 무기력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인슐린 과다 분비 :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면 췌장은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과다 분비합니다.

반응성 저혈당 : 과다 분비된 인슐린이 혈당을 필요 이상으로 끌어내리면서, 정상 범위 아래로 혈당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피로, 집중력 저하 : 뇌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혈당이 떨어지면 졸음, 무기력, 집중력 저하가 나타납니다.

반복되는 악순환 : 피곤함을 없애기 위해 다시 단 음식이나 커피를 찾게 되고, 이는 또 혈당스파이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됩니다.

이렇게 혈당의 변동이 심한 상태가 오래 반복되면 몸은 점점 다른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는데요. 혈당스파이크와 당뇨병이 어떻게 다른지 이전 글에 더 자세히 설명해 드렸습니다.

👉혈당스파이크와 당뇨병, 무엇이 다를까? (수치 기준부터 자각 증상까지 완벽 정리)


다이어트를 하는데도 살이 찌는 것 같다?

2030세대들이 혈당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 중 하나로 위에서 다이어트를 말씀드렸는데요. 다이어트를 하면서 "안 먹는데도 찌는 느낌" 이 든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것은 다이어트 방식 때문입니다.


굶다가 폭식하는 습관 : 하루 종일 굶거나 아주 적게 먹다가 저녁에 한꺼번에 많이 먹는 습관은 그 한 끼의 혈당 상승 폭을 오히려 키웁니다. 공복 시간이 길수록 다음 식사에서 혈당이 더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간헐적 단식의 잘못된 활용 : 간헐적 단식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 단식 후 첫 식사를 정제 탄수화물 위주(빵, 면, 당 음료)로 먹는 것이 문제입니다. 공복이 길었던 상태에서 들어온 당은 평소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시킵니다.

지방 저장 호르몬인 인슐린 :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역할도 하지만, 지방 저장 호르몬이기도 합니다. 인슐린 분비가 많이 되는 동안에는 체지방 분해 스위치가 꺼지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굶기와 폭식을 반복하면 몸은 비상 상황으로 인지하여 들어오는 영양소를 무조건 내장 지방(복부)으로 저장하게 됩니다.

결국 덜 먹는 것보다 어떻게 먹는가가 체중 조절의 핵심 열쇠입니다.


2030맞춤형 혈당 관리 실천 가이드

식사 순서 바꾸기(채소➔단백질➔탄수화물)나 식후 15분 산책 같은 기본적인 수칙은 이전 글에서상세히 다루었으니, 오늘은 2030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핵심 실천법을 안내드립니다.


근육량 늘리기 : 근육은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포도당 저장고이므로 인슐린 도움이 없이도근육이 포도당을 흡수해 갑니다. 유산소 운동도 좋지만 주 2~3회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서 근육량을 늘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당음료 줄이기 : 식단 전체를 바꾸기 힘들다면, 가장 먼저 탄산음료, 당이 들어간 음료류부터 줄이세요. 

공복 후 첫 끼 신경쓰기 : 단식을 해서 공복 시간이 길었다면 첫 식사는 채소와 단백질 등 혈당에 충격이 적은 음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복에 커피 피하기 : 아침 공복에 마시는 카페인은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해 혈당 변동성을 크게 만듭니다. 식사 후에 마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수면의 질 관리 : 수면 부족은 다음 날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려 혈당을 흔들게 되니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천히 식사 하기 :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혈당이 더 빠르게 상승합니다. 오래 씹는 습관만으로도 식후 혈당 상승 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극적인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 지친 2030세대가 혈당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좋은 변화입니다. 

혈당 문제는 더 이상 중년 이후나 과체중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생각해 보면 젊었을 때의 나의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나이 들었을 때의 내 몸 상태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젊을 때부터 관리를 잘 하면 중년, 노년이 되어서도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겠죠.

내가 살아갈 날 중에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죠. 저도 조금이라도 더 젊은 지금부터 내 몸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하나씩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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