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해 한해 나이가 들어갈수록 피부가 칙칙해지고, 탄력도 없는데다 주름도 늘어가는 게 보여 거울을 보기 싫어질 때가 많습니다.
돌아보면 20대때부터 눈가에 주름을 챙긴다며 아이크림도 챙겨바르고, 각종 스킨케어나 마사지로 관리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저는 마스크팩은 커녕 썬크림이나 아이크림도 바르지 않고 기본 화장만 하고 다녔습니다.
도자기처럼 하얗고 매끄럽고 좋은 피부까지는 아니었지만,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탄력 있고 주름이 전혀 없어 나름 피부에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내 피부도 많이 늙어가고 있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얼마전부터 위기감을 느끼고 선크림도 꼭 챙겨바르고, 마스크팩으로 홈케어도 하며 관리를 시작했지만 이미 늦은 건지 별 효과를 모르겠어요.
게다가 뱃살만 왜 이리 나오는지 옷을 입어도 폼이 잘 안나 속상합니다.
아마 저 같은 고민 있으신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좋은 화장품을 써도 피부는 칙칙하고, 다이어트를 해도 뱃살만 그대로라면 문제는 피부나 지방 자체가 아닐 수 있다고 합니다.
피부와 뱃살은 전혀 다른 문제처럼 보이지만, 둘 다 같은 원인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바로 지난 시리즈에서 계속 다루어 온 혈당스파이크입니다.
물론 피부 노화나 복부비만의 원인이 혈당스파이크 하나뿐인 것은 아닙니다. 나이, 유전, 자외선, 수면, 스트레스, 식사량과 운동량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 노화가 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혈당스파이크가 피부 노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또 왜 내장지방은 하필 복부에만 잘 쌓이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혈당스파이크가 무엇인지 다시 볼까요?
혈당스파이크란 식후 혈당이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상승했다가 떨어지는 혈당의 변동폭이 큰 현상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며 식후 졸음, 피로감, 가짜 허기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은 이전 글들에서 여러 번 이야기해 이미 잘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피부 노화의 숨은 주범, '당화현상'
피부 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당화(glycation)인데요.
혈당스파이크로 혈액 속에 포도당이 갑자기 넘쳐나면, 이 남는 당이 우리 몸의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같은 단백질에 마치 껌처럼 달라붙어 최종당화산물(AGEs,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을 만듭니다. 이 과정을 당화라고 합니다.
빵을 구울 때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며 딱딱해지는 갈변 현상과 비슷한 과정이라 이해하면 됩니다. 우리 피부 속 콜라겐도 당에 절여지면서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셈이죠.
콜라겐과 엘라스틴은 피부의 탄력과 유연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단백질인데요. 당화가 진행되면 섬유끼리 서로 엉겨 붙어 본래의 탄성을 잃고 뻣뻣해집니다. 그 결과 피부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탄력 저하 및 주름: 콜라겐이 굳으면서 피부가 처지고 자잘한 주름이 늘어남
● 칙칙한 피부톤: 최종당산화물이 멜라닌 색소에 관여하는 단백질과 상호작용해 색소 침착, 불균일한 피부톤을 만들어 피부가 칙칙해 보이게 함
● 피부 재생 지연: 손상된 콜라겐이 잘 회복되지 않아 상처나 트러블이 잘 치유되지 않음
국내 피부과 임상에서도 당화가 많이 진행된 사람일수록 초음파로 관찰했을 때 진피층이 두텁고 탄력도가 낮게 나타난다는 결과가 밝혀진 바 있습니다.
특히 이 당화는 혈당이 얼마나 높은가보다 얼마나 자주, 급격하게 출렁이는가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즉, 피부노화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이 아니라 반복되는 혈당스파이크가 매일 조금씩 피부 노화 속도를 앞당기고 있는 셈입니다.
참고로 같은 재료라도 튀기거나 직화로 굽는 것보다 삶거나 찌는 방식의 조리법이 최종당화산물 생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여드름·트러블이 자꾸 올라오는 이유
혈당스파이크가 반복되면 피부에 나타나는 또 다른 신호가 바로 여드름인데요.
여드름은 단순히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피지 분비, 모낭의 각질화, 염증, 호르몬 등 여러 가지가 함께 영향을 주는 피부질환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호르몬 중 인슐린과 IGF-1(인슐린유사성장인자-1) 같은 대사 관련 호르몬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인슐린과 IGF-1이 피지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혈당이 치솟으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대량으로 분비되는데, 이 인슐린은 혈당 조절뿐 아니라 'IGF-1(인슐린유사성장인자)'이라는 호르몬 수치도 함께 끌어올리는데 IGF-1은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를 늘립니다.
이 때문에 혈당 변동이 큰 식습관은 성인 여드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곤 합니다.
다만 혈당스파이크가 성인 여드름의 주요 원인이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여드름은 워낙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혈당과 관련된 식습관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피지 과다 → 모공 막힘 → 염증성 여드름
이렇게 늘어난 피지는 모공을 막고, 그 안에서 여드름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듭니다. 여기에 염증 반응이 더해지면서 붉고 곪는 염증성인 여드름으로 진행하기 쉽습니다.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먹고, 단 음료를 자주 마시는 식습관을 이어온 분들 중 성인이 된 뒤에도 턱과 볼 쪽에 트러블이 반복된다면 식습관성 여드름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턱선 주변에 반복해서 올라오는 성인 여드름은 혈당 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왜 하필 뱃살만 볼록해질까? 내장지방의 비밀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역할 뿐 아니라 지방 저장 호르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살이 유독 복부에 먼저 붙는걸까요?
내장지방 세포는 인슐린에 더 예민합니다
우리 몸의 지방은 크게 피부 아래 쌓이는 피하지방과 내장 사이사이에 쌓이는 내장지방으로 나뉩니다.
내장지방 세포에는 인슐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의 신호를 잡는 안테나가 아주 빼곡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혈당이 치솟아 인슐린이 나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팔다리의 피하지방보다 뱃살이 그 신호를 가장 먼저, 민감하게 감지해서 지방을 쌓아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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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피하지방 |
내장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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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피부 바로 아래층 |
장기 주변, 복부 안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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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민감도 |
상대적으로 낮음 |
높음 (혈당 자극에 매우 예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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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
만지면 손으로 잡히는 살 |
겉으로 안 보여도 위험할 수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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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영향 |
상대적으로 적음 |
염증물질 분비, 인슐린저항성 악화 |
내장지방 자체가 다시 혈당을 악화시키는 악순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혈당과 복부지방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혈당스파이크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 내장지방이 축적되어 염증물질을 분비하고, 이 염증물질이 인슐린 저항성을 키워 혈당 조절이 어려워져 다시 혈당스파이크가 발생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피부와 복부 비만, 모두 결국 혈당을 얼마나 완만하게 유지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예방 실천법은 앞선 글들에서 이미 다루었기에 생략하고 이전 글 링크를 걸어두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식후 졸음의 원인? 혈당 스파이크 때문일까? 직접 바꿔본 3가지 습관
👉 젊은 사람도 안전하지 않다? 2030 혈당스파이크와 만성 피로·살찌는 이유
피부 노화나 뱃살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혈당스파이크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한번쯤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단 음료나 정제 탄수화물을 자주 먹고, 식후마다 졸리거나 복부지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내가 매일 먹는 음식과 생활습관부터 한번 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지금 제 피부 노화가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이거나 피부관리 부족 탓이라 생각했었는데요.
저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식후졸음과 피로감의 증상이 피부 문제까지 연결되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피부관리와 함께 꾸준하게 식습관과 생활습관 관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화장품을 바꾸는 것도,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 몸 전체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