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졸음의 원인? 혈당 스파이크 때문일까? 직접 바꿔본 3가지 습관

저는 약 2년 전부터 점심식사 후 회사에 돌아오면 오후 1시 30분에서 2시쯤 나른해지면서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업무에 집중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졸음을 참으려고 커피를 마셔보기도 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식곤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점심을 먹었으니 졸린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밤에 잠을 잘 못자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몇 달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어떤 날은 졸음의 강도가 너무 심하다 보니 몸에 큰 이상이 있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식후 졸음에 대해 찾아보면서 알게 된 것이 바로 '혈당 스파이크'였습니다.

물론 식후 졸음이 꼭 혈당 문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수면 부족이나 생체리듬, 식사량 등 여러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식후 졸음과 피로감으로 모니터앞 책상에 엎드려 있는 모습

혈당 스파이크란 무엇일까?

혈당 스파이크는 식사 후 혈당이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다시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음식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소화되면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관으로 들어갑니다.

흰쌀밥, 빵, 면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을 한꺼번에 많이 먹거나 당분이 많은 음료를 마시면 식후 혈당이 빠르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식후 혈당 변화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들

식후 졸음이나 피로감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혈당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반응이 자주 나타난다면 한 번쯤 눈여겨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식후에 참을 수 없이 쏟아지는 졸음과 피로감입니다.

식사를 하고 나면 누구나 어느 정도 졸릴 수 있습니다. 특히 오후에는 생체리듬의 영향으로 졸음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식사 후 매번 심한 졸음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식곤증이라고 넘기기보다 전 날 잠은 많이 잤는지, 점심은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한 느낌입니다.

식사 후 업무중에 머리가 잘 안돌아가거나 멍한 느낌이 든다면 이 증상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식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오는 배고픔입니다.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한두 시간 만에 다시 단것이 당기거나 뭐가 자꾸 먹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는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뇌가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착각하여 보내는 거짓 신호인 가짜 허기의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식사량이나 먹은 음식 종류에 따라 포만감이 다르게 느낄 수 있기에 무조건 혈당 문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이 세가지 증상을 자주 겪고 있었는데 그것이 혈당 문제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식사를 조금 바꿔보았습니다.


제가 직접 바꿔본 습관

정보를 검색해보면서 알게 된 방법들 중 제가 바꾼 건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빵이나 피자 등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저에게 식단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스트레스가 크고 오히려 실천이 어려울 것 같아서 평소 식사에서 조금씩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바꿔봤습니다.


거꾸로 식사법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

샐러드나 나물 같은 채소를 가장 먼저 먹고, 그 다음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을 먹은 뒤, 마지막에 밥이나 면(탄수화물)을 먹는 ‘거꾸로 식사법’ 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실천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자꾸 깜빡하고 평소대로 밥부터 먹고 반찬을 먹었지만 의식적으로 3주일 넘게 하다보니 먹는 순서가 슬슬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식사 후 포만감이 조금 더 오래가는 느낌이었고 오후 간식을 찾는 횟수도 예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은 경우, 당뇨 환자 대상 연구이지만 식후 1시간 혈당이 약 37%, 2시간 혈당이 약 17% 더 낮게 측정되었다는 미국 코넬대 의과대학의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더 자세한 거꾸로 식사법 내용은 <똑같이 먹어도 살 안 찌는 '거꾸로 식사법' 정말 효과 있을까?>을 참고해주세요.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정제탄수화물)을 줄이기

저는 집에서 먹는 밥부터 흰쌀밥 대신 잡곡밥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밀가루 음식을 아예 끊는 건 자신이 없어 빵이나 면을 먹는 횟수만 조금 줄였습니다. 

회사에서는 동료들과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번 지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집에서는 가능한 한 지키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밀가루 음식을 줄이고 잡곡밥으로 바꾼 이후 오후에 간식을 찾는 일이 조금 줄어든 것 같습니다. 

식후 10-15분 가벼운 산책하기

식후 가볍게 걸으면 근육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되어 식후 혈당 상승을 줄이는데 좋다고 합니다.

식후 걷기가 저에게는 가장 실천하기 쉬웠던 방법입니다.

예전에는 점심을 먹고 바로 사무실로 돌아와 앉았는데 점심을 먹고 동료들에게 회사 주변을 10~15분 정도 걷자고 제안했고 같이 얘기하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물론 비가 오거나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는 걷지 못하는데 그런 날에는 바로 사무실 의자에 앉지 않고 복도를 잠깐 걷거나 스트레칭이라도 하려고 노력합니다. 

식후 걷기를 시작한 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후에 찾아오던 졸음의 횟수와 강도가 예전보다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돈이 드는 방법이 아니니 한 번쯤 실천해 볼 만하다 생각합니다.


혈당 관리에 좋은 음식

식사 습관을 바꾸면서 혈당 관리에 좋은 음식이 뭐가 있을지 찾아봤습니다.


애플사이다비네거

검색해보면 혈당에 좋은 음식 중 하나로 많이 나오더라구요. 사과를 자연 발효시켜 만든 식초로 탄수화물이 당으로 분해되는 시간을 늦춰줘서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해 준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저도 관심이 생겨 찾아봤지만 아직 먹어보지는 못했는데요.

많이 언급되는 음식 중 하나라 가져와봤지만 제가 직접 먹어봐야 더 효과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무가당 그릭 요거트

저는 아침에 항상 밥을 먹었는데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밥 대신 그릭 요거트에 견과류를 조금 얹어 먹습니다.

요거트만 먹으면 금방 배가 고플 것이라 생각했는데 단백질이 풍부해서 생각보다 포만감이 오래가는 편이었습니다.

아몬드 및 견과류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에는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여 식사 전에 아몬드 몇 알을 먹으면 식후 혈당 반응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저는 회사에 아몬드를 두고 점심 식사 전에 몇 알씩 먹고 있습니다.

다만 견과류는 칼로리가 높은 편이므로 적당량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귀리 (오트밀)

귀리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들어 있어 식후 혈당과 관련된 식품으로 많이 추천됩니다. 저는 가끔 밥을 지을 때 귀리를 조금 넣어 먹고 있습니다. 

시금치, 브로콜리 등 푸른 잎 채소

시금치나 브로콜리처럼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채소도 혈당 관리에 좋은 식품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채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처음에는 반찬으로 조금씩 늘였습니다.


혈당 스파이크에 대해 알게 되고, 식사 순서를 바꾸고, 점심시간에 15분 정도 걷는 습관을 들이면서 오후의 졸음이 전보다 덜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졸음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전날 잠을 잘 못 잤거나, 점심을 너무 많이 먹은 날에는 여전히 졸음이 심합니다.

제가 실천하는 습관이 누구나 같은 효과를 보는 건 아닐겁니다. 식후 졸음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그리고 매번 저도 완벽하게 위의 습관들을 지키지는 못합니다. 회사에서 외식할 때는 음식 순서를 마음대로 조절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래도 집에서 식사할 때만이라도 채소나 반찬을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는 식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 끼니 완벽하게 지키는 것보다 내가 현실적으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이제는 졸릴 때마다 무작정 커피부터 찾기보다는 내가 오늘 무엇을 얼마나 먹었고, 얼마나 잤고, 얼마나 움직였는지 먼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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